그녀의 작품을 개략적으로 조망하면 대체로 거울에 실크스크린으로 표현된 물고기의 형상은 그 뒤에 긁혀진 반사기능의 상실로 인해 조명을 받으면서 발광하게 되거나, 물속에 투영된 물고기의 형상들이 하나의 환영처럼 비쳐지는 것이다. 그러한 조형적 어법으로 어떤 물고기들은 철망에 같힌 채 침묵의 유영을 계속하고 있으며, 어떤 물고기들은 살아있는 채 유리병에 담겨 허공 속에서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다. 또 다른 작품에서는 물이 들어있게 될 드럼통에다 거울을 설치함으로써 그려진 물고기의 생태적 혼란을 중층적으로 투영시키고 있다.